pH는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면서, 현장에서 가장 자주 "값이 이상하다"는 말이 나오는 항목이기도 합니다. 원인은 대부분 정해져 있습니다.
pH 전극은 소모품입니다
유리전극은 얇은 유리막 양쪽의 수소이온 농도차로 생기는 전위를 읽습니다. 이 유리막은 시간이 지나면서 표면이 변질되고, 기준전극 쪽 액락부는 서서히 막힙니다. 고장이 아니라 수명입니다. 사용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~2년 정도를 봅니다.
수명이 다해 가는 전극은 이런 신호를 먼저 보냅니다.
- 응답이 느려집니다 — 버퍼에 담갔을 때 값이 자리 잡는 데 오래 걸립니다.
- 기울기(slope)가 떨어집니다 — 교정할 때마다 %가 낮아집니다.
- 제로점이 한쪽으로 계속 밀립니다.
교정할 때마다 slope와 오프셋을 기록해 두면 이 추세가 보입니다. 갑자기 죽어서 데이터가 비기 전에, 추세가 꺾이는 시점에 미리 갈 수 있습니다.
교정 주기는 어떻게 잡나
정해진 정답은 없고, 그 현장에서 얼마나 빨리 틀어지는지로 정합니다. 처음에는 짧게(예: 2주) 잡고 교정할 때마다 보정량을 기록합니다. 몇 번 하다 보면 "이 현장은 한 달에 0.05 정도 밀린다" 같은 감이 나오고, 허용 오차를 넘기 전 주기로 조정하면 됩니다.
시료가 거칠수록(오염물 많음, 온도 높음, 강산·강알칼리) 주기는 짧아집니다.
교정할 때 지킬 것
- 1표준액은 유효기간 안의 것으로. 개봉한 지 오래된 pH 7 버퍼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먹어 값이 틀어집니다.
- 2두 점 교정을 기본으로. pH 7로 제로를 잡고, 시료가 산성이면 4, 알칼리성이면 10으로 기울기를 잡습니다.
- 3온도를 맞춰서. 버퍼의 pH 자체가 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. 온도 보정 기능이 있어도 버퍼와 시료 온도가 크게 다르면 오차가 남습니다.
- 4헹굼은 증류수로, 닦지 말고 털어서. 유리막을 천으로 문지르면 정전기가 생겨 값이 한동안 불안정합니다.
- 5결과를 기록. 앞서 말한 slope 추세 때문입니다.
현장 여건이 나쁘면 전극을 뽑아 실험실에서 교정한 뒤 다시 꽂는 방식이 낫습니다. 교정값을 센서 자체가 기억하는 디지털 센서라면 이 방식이 특히 편합니다 — 컨트롤러와 무관하게 센서만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.
값이 이상할 때 어디부터 보나
| 증상 | 의심 순서 |
|---|---|
| 값이 한쪽으로 고정 | 배선 단선·단락 → 전극 파손 |
| 값이 심하게 요동 | 접지 불량 → 기포 → 배선 노이즈 |
| 응답이 매우 느림 | 전극 수명 → 액락부 막힘 |
| 교정이 안 됨(slope 미달) | 전극 수명 → 버퍼 변질 |
| 교정은 되는데 현장값이 틀림 | 시료 대표성(채수 위치) → 온도 보정 |
유리전극 파손은 특히 알아채기 어렵습니다. 깨져도 값이 아예 안 나오는 게 아니라 그럴듯한 숫자가 계속 나오기 때문입니다. 전극 파손을 스스로 감지해 알려주는 기능이 있는 센서라면 이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.
설치에서 미리 줄일 수 있는 것
- 전극 끝이 항상 잠겨 있도록 합니다. 말라 버린 유리막은 회복에 시간이 걸리고, 반복되면 수명이 급격히 짧아집니다.
- 흐름이 있는 곳에 둡니다. 고인 곳은 시료를 대표하지 못하고 오염도 빨리 낍니다.
- 세정을 겁니다. 오염이 액락부를 막는 것이 수명을 줄이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.
- 케이블 접속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합니다. 미세한 누수가 값 요동의 흔한 원인입니다.